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줄 알았지?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자고 있는 줄 알았지?

근데 그거 아나?

남자가 밖에서 다른 여자랑 안고 있을 때 여자는 반드시 깨어 있어.

쓰레기통 영수증을 확인하고, 문자를 보고, 옷 냄새를 맡기도 한다구.

여잔 아무것도 묻지 않아. 남자가 그런 얘기 싫어한다는 거 다 알고 있어.

그렇지만 멈출 수가 없어. 그런 거 싫어한다. 그런 거 싫어한다...

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가 날 데리고 아빠를 만나러 갔었어.

아빠... 처음 보는 여자 무릎에 누워있더라.

돌아오는 길에 엄마가 날 꼭 안고 울면서 그러더라.

배신당했다고, 날 속였다고. 그 사람 요즘 나한테는 손도 안 댄다면서...

이 결혼은 하는 게 아니었다면서 울었어. 나 그 얘기 듣고 징그러웠어.

울고 있는 엄마가 비참하다고 생각했어. 싫었어.

아빠가 싫다는 생각은 조금도 안 들고, 울고 있는 엄마가 싫었어.

그래서 나도 당신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나를 싫어하게 된 거겠지.

진짜 내 모습은 엄마랑 같으니까.

엄마처럼 질투도 많고, 감정적이고 남편을 미워하면서 추하게 울고 있는 거야.

이 남자는 다른 여자를 안았어. 당신 볼 때마다 그렇게 생각하구 당신을 용서 못 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