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정글짐에 앉아 있다.

진혁 : 아프진 않냐?

진명 : 나 많이 안 맞았어. 미안해... 아 제대하고 사고 안 칠려고 했는데.

진혁 : 잘했어.

진명 : 뭘 또 잘해. 싸움박질 한 건데.

진혁 : 야. 가족 욕하는데 듣고만 있는 게 잘못이지. 잘했어.

진명 : 그 새끼 나한테 한번 더 맞았어야 됐어. 학교 다닐때부터 깐족 깐족 거리더니. 형 때문에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라.

진혁 : 이야 우리 진명이 철든다.

진명 : 철 안들어. 아직까지 싸움박질 하고 다니는데.

진혁 : 나중에 그 친구랑 화해해. 오래 만난 친구잖아.

진명 : 아 몰라. 너 딴 생각이나 하지 마라.

진혁 : 화해 할 거지? 그래야 내가 딴 생각 안 하지.

진명 : 아 생각해볼게! 너 얼마 나왔어? 나 알바비 모아둔 거 있는데.

진혁 : 다 정리했어. 이거 우리 둘만 알자. 엄마 아빠 걱정하시잖아.

진명 : 너 진짜... 화 안내?

진혁 : 진명아.

진명 : 응?

진혁 : 형이 미안해진다.

진명 : 니가 왜? 너땜에 그런 거 아니라니까.

진혁 : 니가 뭐냐 아까부터?

진명 : 아 몰라. (다친 입술을 만지며) 아 자꾸 얘기하니까 더 아파. 내일 아침이면 더 붓겠지?

진혁 : 봐봐. 아 진짜 이게 뭐야 귀여운 얼굴에.

진명 : 어이구?

진혁 : 뽀뽀해줄게.

진명 : (저항한다) 이러니까 니라고 부르지.

진혁 : 조심 좀 해, 김진명.

진명 : 가자. (먼저 지나간다.)

진혁 : (한숨 쉬며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