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해요. 여보, 신경을 곤두세우지 마세요. 어디 편찮으세요?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당신을 괴롭히는 일 말예요. 안색이 나쁜데요. 여보, 창백해 보여요. 수척한 것 같아요. 당신 아마 시장하시나 봐요. 뭣 좀 만들어 드릴까요? 냄새요? (테라스의 구석으로 걸어가서 냄새를 빨아 드린다) 그렇군요. 정말 냄새를 맡고 싶으면 바로 여기 서 있어야겠군요. 그들이 하는 일이 뭐람? 아니 쓰레기를 저장해 뒀다가 겨울에 치우겠다는 걸가? 언젠가는 내버려야 할 텐데… 그래서 쓰레기라고 부르는 게 아니겠어요? 여보. 나도 당신과 똑같은 인간이에요. 나도 알아요. 더위와 추위를 알아요. 쓰레기 냄새도 맡을 줄 알고 소음도 들려요. 참고 살든지 이 아파트에서 나가든지 둘 중에 하나죠. 여보, 그만 좀 하세요. 그만해요. 부탁예요! 난 당신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군요. 난 당신이 나한테 화풀이를 하게 버려두진 않겠어요. 시끄러워 견딜 수 없거든 도서관에 방을 얻지 그래요? 하지만 내게 분풀인 마세요. 난 자겠어요.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