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뭐야?

홈쇼핑 중독이야 그만 좀 사.

엄마 나 용식씨랑 헤어졌어.

그러니까 쓸데없는 얘기 좀 하지 마.

내가 찼어.

응. 순순히. 그냥. 뭐. 아주 잘. 그냥 너무 잘 헤어졌어.

나는 종렬이랑도 엄마랑도 좋게 헤어져본 적이 없어서

그 ‘굿- 바이’란게 진짜 있는지도 몰랐는데

근데 굿바이 그거 해보니까 더 짜증나데. 용식이 아까워서 더 짜증나.

엄마 있잖아 내가 옛날에 뭐에 홀렸었나, 사는 게 너무 고달파가지구

‘번개탄으로 죽으면 되게 힘든가?’ 찾아만 본 적 있었거든,

찾아만, 찾아만 본 적 있었는데

근데 갑자기 필구가 ‘엄마! 엄마!’ 그러는 거야.

처음으로 날 엄마 부르더라구.

근데 참 희안한게 그 소리 하나에 단박에 지옥이 천국으로 바뀌더라.

필구는 나한테 신이야 신. 이번 생은 필구한테 올인 해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