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 그게 무슨 말이에요?

무혁 : 아니, 옥상에서 뛰어내리라거나 창틀에서 목을 매라 까지는 아니더라도

스스로 자살을 하라는 직접적인 메시지가 있어야 되는데, 인어공주라는건…

그 정도 가지고 이태석한테 죄를 묻기는…. 어림도 없을 것 같아서요

소현 : 그래도 병호가 용기내서 고백한 건데… 시간낭비라니

무혁 :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죠, 시간만 끌다가 입을 열게 된 거니까

그나마 도움 되는 건 하나도 없고, 고생하셨습니다. 그 답답한 놈 입 여느라고.

소현 : 왜 항상 그런 식이에요?

당신한텐 결과만 중요하고 애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궁금하지도 않아요?

무혁 : 뭐 제가 궁금해 한다고 한수가 무죄가 되는 건 아니니까요.

소현 : 무죄가 되진 않아도 한수를 더 잘 이해할 수는 있잖아요.

한수가 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고 수아가 어떤 이유로 죽어야 했는지 단 한번이라도 진심으로 생각해본 적 있어요?

무혁 : 이유라면 간단한 거 아닌가요? 한수는 수아를 인질로 자살을 강요받았고 수하는 접대에 이용되다가 살해를 당하게 된 거고.

소현 : 협박당하면 자살하고 접대에 이용 당하면 죽는 거에요? 뭔가 한수랑 수아만 가진 사정이 있었을 거 아니에요, 병호도 마찬가지고요. 

당신이나 검사님 같은 사람들은 결과와 판결이 중요하겠지만 전 우리 애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가 더 중요해요. 

그걸 알아야 또 다른 나쁜 선택을 반복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으니까요. 그게 우리 교사들이 할 일이구요. 

문제가 다 해결되면 당신은 다시 변호사로 돌아가겠지만 병호랑 애들은 엉망이 된 학교에 계속 다녀야 되요. 

그러니까 그렇게 쉬운 말로 판단하고 상처주지 말아줘요. 학교에서 가르치는 동안만큼은 당신도 그 애들한텐 교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