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진 (잠시 생각하다가) 걔가 나보고 한심하대.... 너 쫓아다니면서 뒤치다꺼리 한다고.

영빈 매니전데 어쩔 수 없잖아. 이해 안 해 줘?

호진 맞는 말이지. 뭐 내가 봐도 내가 한심한대. 니 진짜 매니저도 아니잖아. 친구라서 얼떨결에 하고 있는 거지

영빈 (웃는) 갑자기 왜 그래? 은갑형 말대로 쌓여서 다 부정적인 거야?

호진 (진지하게) 응. 그래서 말인데 지금처럼 그냥 니 뒤나 따라다니는 거 말고 진짜 매니저 되고 싶어 정식으로 계약 해줘

영빈 뭐?

호진 나 한 달에 얼마 받는 줄 아냐?

영빈 돈이 적으면 내가 줄게.

호진 돈 때문이 아니야. 이젠 무시당하기도 싫고 제대로 일하고 싶어 . . .

영빈 (담담하게) 난 싫어.

호진 (의아한) 뭐가?

영빈 너랑 진짜 일적으로 엮이는 거 싫다고. 친구가 아니라 서로 일로 대하는 것도 싫고.

호진 난 상관없어.

영빈 난 있는데

호진 (달래듯 미소 지으며) 도대체 뭐가 문제야? 지금 이대로도 편하고 좋잖아. 너도 놀면서 일하고, 나한테 부담 안 느끼고, 나도 너한테 친구 이상으로 기대하는 거 없어.

호진 (답답한) 그게 싫다고. 너 임화수 시나리오는 읽었냐?

영빈 (무심하게) 아니.

호진 (순간 욱하는) 이것 봐. 내 말은 아예 무시하잖아. 아까 가면서 꼭 읽으라고 했는데!

영빈 피곤하다. 후 그런 얘기는 머리 아프니까 하지 말자... 나 한동안 쉬고 싶다니까.

호진 그래 다 니 맘대로지. 김대표한테 나만 열라 까이고, 차기작은 나한테만 맡겨두고 넌 놀러만 다니고. 나보고 너 뒤치다꺼리만 하라는 거잖아.

영빈 (순간 욱하는) 말이 심한데? 내 옆에서 도와주는 게 싫었으면 진작 말하지 그랬냐?

호진 안 그래도 말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뒤치다꺼리 하는 짓 그만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