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게 언젠가는 깨질 것 같았어.

이 자리가 아닌데 계속 이렇게 버티고 있다가 언젠가는 깨질 것 같았다고.

그 자리가 맞아?

컵이 왜 여기 있어야 되는데?

네가 그렇게 정해서 그 이상한 규칙 때문에 이렇게 깨져버린 거야.

나는 네 규칙이 진짜 더럽게 외로워.

너 혼자서 정한 규칙 나한테 강요하는 거 너무 힘들다고.

나만 너한테 맞춰주는 거잖아.

나만 더 만나고 싶어서 희생하는 거 같잖아.

정해진 시간에만 너 보러 올 수 있고 너 만나려면 내가 너한테 가야 되고...

네 규칙은 나를 위한게 아냐.

다 너를 위한 거지...

그리고 또 저 방은 뭐야?

내가 눌러 앉아 살 것 같으니까 아예 방을 하나 만든 거지?

나 위하는 척... 사실은 아니잖아.

싫어. 다른 여자들 얘기 듣기 싫어...

자고 일어나면 새 옷이랑 칫솔 준비되어 있는 것도...

처음에는 그냥 뭣도 모르고 좋기만 했어.

근데 이게 점점 소름 끼치게 외롭고 기분 더러워.

아니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잖아.

내가 무슨 애완동물이야?

네가 키우는 고양이야?

하긴 그러고 보면 고양이들도 밥 먹을 때 빼곤 너한테 안 가잖아..

더럽게 외로울 거야. 걔네도.

널 만날수록 나는 점점 더 불안하고 외로워져.

너 진짜 이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