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왔어요?

참 이사람 뭐지 싶다.

내가 그렇게 바다까지 내려가서 매달릴 때는 꿈쩍도 않더니

마음이 선선해지니까 이제 또 오네...

우린 진짜 아닌가보다.

타이밍이 진짜 안맞아.

다 끝났으니까 여기 오지마요. 이제.

보증금 들어온 거 확인했고 집주인한테 아무 말 안할테니까

그 쪽에서 월세만 제 때 입금해요.

나한테 전화오게 하지 말고.

나도 다시는 이랬다저랬다 안 할거에요.

그 쪽 놓기로 했거든요. 놨어요. 이미.

내가 지금 튕기는 걸로 보이나?

나 좋으면서 튕기고 그러는거 잘 못하는데.

아니면 너무 쉬운 여자라 언제든 찌르면 넘어가는 줄 아나보지?

밀어내고 그럴 필요 없다구요 이제. 내가 그 쪽한테 갈 일 없으니까.

앞으로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면 괜히 아는 척 하지말고 그냥 가요 우리.

괜히 쿨한 척, 반가운 척, 하지말구요. 나 그런거 잘 못하니까.

이건 눈물이 아니라 콧물이야.

이건 슬퍼서가 아니라 감기야.

오해하지 마요.

고맙네. 내가 찬걸로 끝내게 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