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께서 고생 중이시니 말귀는 잘 알아듣는데, 말을 그렇게 안 듣는단다.

저 몸 쓰는 것 좀 봐라.

나보다 널 더 닮은 듯싶다.

강아, 서촌에서 생각나느냐.

나는 너 보러 갈 때 그때가 제일 좋았다.

네가 서촌에서 궁으로 돌아왔을 때 말이다.

아우들에게 또 다른 형이 생긴 것 같아 그리 좋더라.

내가 없더라도 네가 있다 생각하니 든든했던 것 같다.

우리 원손에게도 그리해주겠느냐.

해야 하는 것에는 매진해 있는지, 하지 말아야 할 것에 혹하진 않는지.

술을 마시거나 말썽을 부리면 혼도 좀 내주거라.

네가 아비처럼, 동무처럼 그리해줬으면 좋겠다.

배동이 돼서 내 옆에 있어주면 안 되느냐.

서촌에서 너와 함께했던 그때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