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이 영국 출장에서 사오신거야.

인형의 집은 효린이 엄마 거, 주석 병정들은 효린이 외삼촌 거.

효린이 외삼촌 원상우는 혼자 저걸 다 가지고 놀다가 심심할 때만 날 끼워줬어.

열두 명이 한 소대인데, 어느 날 중사인가?

병정 하나가 없어졌다구 온 집안을 뒤집으며 난리를 치더라구.

내가 버렸거든.

상우는 장군님 아들이구, 난 운전사 아들이었거든?

그땐 이 집에 있는 건 다 좋아 보였어.

이상한 향이 나는 비누하고, 손 닦는 수건, 과일 먹는 포크, 손톱깍기...

난 닥치는 대로 주머니에 넣었다가 집에 들어가기 전에 다 버렸어.

내가 이 집 사람이 아닌 게 화가 나서.

장군님은 다음 출장에서 나한테 똑같은 병정세트를 사다주셨어.

그 분은 알고 계셨던거야. 범인이 나라는 걸.

난 도둑질을 그만뒀어.

대신 보여주려고 했지.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얼마나 충성심이 강한지,

내가 얼마나 상우보다 이 가족에 맞는 사람인지.

왜 효린이한테 네가 그린 그림을 출품하라고 했니?

장군님은 내가 특별하다는 걸 아셨어.

그래서 상우가 아니라 날, 이 집의 상속자로 점 찍으신거야.

그러기 위해선, 큰 희생을 해야했지만, 난 결국 이겨냈어.

그 인형 갖고싶니?

그러면 너도 할 수 있겠어?

지구상에서 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 할 수 있겠어?